17대성명서 ▣ [성명] 커피숍 문제는 KBS의 축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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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커피숍 문제는 KBS의 축소판이다!
로비 환경개선에 장학기금을? 이게 무슨 투명한 운영인가?
공제회는 지난 10월 8일, 알림자료를 통하여 “KBS 커피숍과 장학기금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개점 후 5일간 운영결과 하루 평균 매출이 400만원을 넘어 연간 12억 원의 매출, 6억 원의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므로, 수익 예측과 기금의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KBS노동조합은 이미 거듭된 성명서를 통해 커피숍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알다시피 장학기금은 엄격한 목적에 의해 용도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 물론 장학기금을 위해서 부수적인 사업을 할 수 있고, 일부 비용이 지출될 수 있다. 하지만 커피숍의 인테리어를 위해서 7억이나 되는 장학기금을 집행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이게 무슨 “투명한” 운영인가
장학기금은 장학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갹출해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한 사업을 한다면서 기본 재산 처분에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실행하려고 했다. 더구나 사측이 밝힌 것처럼 로비의 환경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기금이 일부 사용되었다면 더욱 큰 문제이다.
로비의 환경개선을 위해서 돈이 필요했다면 그것은 사측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환경개선 비용으로 집행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장학회에서 7억 전액을 지출할 필요가 없었으며, 환경개선에 쓰였다는 돈은 직원들의 장학금을 위해서 고스란히 적립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는 명백한 유용이며 의결에 동의한 위원들의 책임까지도 물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중에 공제회 대의원들이 과연 이런 것까지 알고 동의했느냐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위임장에는 의결 안건에 대한 소개만 있을 뿐 전적으로 위임하는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의원들의 동의가 유효했는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과연 직영이 가능한 업체가 세 곳 뿐이었나? 졸속은 아니었나?
공제회에서는 직영의 이익이 가맹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후 세 곳(이디야, 투썸, 박이추)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직원 설문조사 때 프랜차이즈 및 이름난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결과를 근거로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학회원과 조합원들은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 만약 직원들이 지금과 같은 가격과 혜택에 박이추 커피를 이용할 수 있다면, 과연 동의했을까?
○ 현 업체보다 좀 더 싸고 맛있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전액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여 들어올 수 없었을까?
○ 공개 입찰을 통해서 좀 더 많은 업체에서 들어올 수 있도록 알렸다면 어땠을까?
○ 담당자가 알고 있거나 선호하는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접촉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닐까?
○ 10년이라는 장기 공급계약은 업체에게 너무 유리한 것은 아닐까?
○ 업체 입장에선 수많은 커피회사 중 인테리어 비용 한 푼도 안 들이고 재료를 계속 공급할 수 있는 유리한 계약을 한 것은 아닐까
KBS노조 장학 위원은 의결 과정에 참여해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장학기금의 정당한 사용과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 당연한 질문이다. 그러나 사측 및 본부노조 측 위원들은 이에 대해서 잘 될 것이라는 공제회 담당자의 말을 믿었다. 실로 들러리로 내세운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인테리어 비용 7억의 근거는 무엇인가? 소상히 밝혀라!
공제회는 “박이추 회사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추천받았고,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주된 수익금은 인테리어 비용 중 일부를 자신들의 수익으로 잡는 것이 상식이다. 이에 많은 직원들은 인테리어 비용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정 이상 이윤을 남겼다면, 이것은 장학회원들이 십시일반 갹출한 소중한 장학기금을 업체에다 준 셈이다. 그래놓고 이제와서 무작정 싸게 했다,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수익성도 우려된다. 잘 안되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공제회는 5일간의 매출을 근거로 하여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의결시에도 잘 될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위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보통 커피 업체들은 오픈 직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만약 기대 이하의 맛이라고 판단된다면 매출은 꺾이는 것이 보통이다.
만약 공제회의 주장대로 잘 된다면 전국 2,700여 명의 장학회 회원들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장사가 안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당분간은 잘되더라도 앞으로 10년 동안 잘 될 것이라는 보장은 또 어디에 있는가? 그때에는 지금 맺어둔 계약이 가장 답답한 "대못 계약"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장학기금의 운영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경기변동과 위험성이 큰 커피숍 운영과 같은 영리활동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위험한 것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추세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KBS는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 다른 업체를 선정했을 때 벌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비용만 날리는 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커피숍 문제는 사실 KBS의 축소판이다.
조합이 커피숍 문제를 거듭 이야기하는 것은 이것이 KBS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양 사장은 취임 후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수많은 돈을 펑펑썼다. 그러다가 지금은 정작 자금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못하는 엉터리 경영을 하고 있다. 커피숍 역시 이렇게 될 수 있다.
KBS노조는 늘 KBS의 직원들을 위해서 쓴소리를 내고 문제를 지적했고, 절차의 부당함을 지적해왔다. 하지만 사측은 조합의 목소리를 무시했고, 본부노조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여 문제를 덮고 지나가려고 했다. 결국 이것이 오늘날 KBS의 위기를 키우고, 많은 직원들을 자포자기 상태로 만든 것이다.
KBS노조는 소중한 장학기금이 올바른 절차를 거쳐 올바르게 사용되기를 바란다. 비단 장학회 뿐만 아니라 KBS 전체 구성원을 위해서 KBS노조는 쓴소리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20. 10. 12.
무능경영 심판! 공영방송 사수!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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